서론
APAC 전에 쓰는 마지막 글이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 팀은 험난한 과정 끝에 2025 APAC에 진출하였다. 셋 모두의 충분한 논의 끝에, 다시는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회 직전에 열리는 OCPC Singapore Mirror에 참가하였다. 원래는 유럽 쪽(크로아티아)에서 열리는 캠프인데, APAC 참가 팀들을 위해 미러로 짧게 열어주는 느낌인 것 같았다. 이번 대회는 따로 어딘가에서 지원을 받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지출이 작지 않았지만, 대회 전의 안일함을 누르고 현지 환경에 적응하고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그리고 해외 팀들과 이렇게 연습할 수 있는 경험이 흔치 않으니 한 번 쯤은 해 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보통의 팀들이 도착하는 27일보다 6일 먼저인 21일에 싱가포르 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각 날에는 5시간 셋을 돌고, 이후 싱가포르 GOAT errorgorn이 진행하는 Editorial 시간이 진행되었다. 아무튼 이 글에서는 OCPC에서의 시간을 간단히 리뷰하고, APAC 전의 마음가짐을 조금 말해볼 것 같다.
캠프 정보는 여기에서, 전반적인 Standing은 이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본 캠프와 미러 캠프의 Day 넘버링이 조금 다름에 유의하자.
Day 1

첫 날부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초반부터 불안했지만 어찌저찌 복구를 잘 했는데, E에서 일이 터졌다. E는 이 팀연습에서 푼 A의 하위호환 문제였는데, 그때는 루트로 뚫었지만 TL이 조금 더 빡세고 구현이 복잡했기에 로그 풀이를 떠올려보기로 했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고 종료 30분 전에야 풀이를 발견해 부랴부랴 완성했지만 WA를 받았다. 끝나고 보니 너무 급하게 짠 나머지 배열 초기화를 안 했다.. 내가 E에서 삽질을 하는 동안, slah007은 꼭 풀어야 하는 L을 팀노트 이슈로 풀지 못했고 kwoncycle 역시 D에 막혀 있다가 종료 직전에 겨우 AC를 받았다. E, G, L 정도는 꼭 풀어야 했던 문제여서 조금 아쉬웠다. 첫 날이라 컨디션 이슈가 조금 있기도 했고, 팀노트를 단단히 보강하기로 마음먹었다.
Day 2

다행히 Day 2는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초반 스퍼트와 페널티 관리가 매우 잘 되었고, 특히 중반에 D와 C를 차례로 퍼솔하면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 허나 E 풀이가 조금 늦게 나왔고, 구현을 아슬아슬하게 끝냈으나 5시간 4분에야 디버깅을 마치고 AC를 받을 수 있었다. E를 맞았다면 최소 3등이고, I나 M을 볼 수도 있었기에 조금 아쉬웠다. 다만 결과는 절대 나쁘다고 할 수 없었기에 후반 집중력 및 전략을 조금 수정하는 정도의 피드백이 있었다.
Day 4

세 번째 Contest이지만 Day Off가 있었기에 실제로는 Day 4이다. 이 날부터는 유이한 한&일 팀인 연세대 Endgame 팀이 합류하였다. 이 셋은 별로 리뷰할 가치가 없다. WF 대비할 때 유니버셜 컵을 돌면서 중국발 똥셋을 꽤 많이 봤지만, 이 셋은 그들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입력이 Randomly Generated인 문제가 5개정도 되었고, 다른 문제도 이상한 테크닉 위주에 심지어 TL마저 빡빡했다. 심지어 이런 점이 멘탈에도 영향을 주었는지, 거의 유일하게 정상적인 PS 문제였던 L을 내가 잘못 해석해 팀원 모두가 4시간 50분까지 잘못된 (그리고 더 어려운) 버전으로 알고 있었다. 그냥 정신을 잘 차리자고만 하고 넘어갔다.
Day 5

마지막 날은 결과가 좋았다. 초반에 배치된 플레 이하 문제들(DJGFBH)을 거의 실수 없이 빠르게 풀었고, 어려운 문제였던 C랑 A도 아?무튼 잘 해결했다. 화룡점정은 E로, 우리 팀을 제외하면 1팀만이 푼 문제이지만 내가 방향을 잘 잡고, 마무리 부분을 kwoncycle이 해결할 수 있어서 가까스로 AC를 받을 수 있었다.
남은 문제 중에는 그나마 I가 풀 만한 문제였는데, (핵심 테크닉도 알고 있었다) 중반에 A를 조금 더 빨리 해결했다면 I를 풀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결과가 충분히 좋기에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최선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이 셋은 인도네시아 GOAT Pikatan Arya Bramajati (aka Pyqe) 가 출제했는데, 문제 퀄도 매우 훌륭하고 직접 오셔서 에디토리얼 설명까지 해 주셨다. 매우 인상깊었기에 끝나고 팬이에요 시전 후 같이 사진 찍었다.
총평

4일간의 퍼포먼스 합산 성적은 4등이다. 3등이었으면 마무리 글에 적히는 건데 조금 아쉽다. 그러나 1일차와 3일차의 거대한 삽질이 있었음과, 1~3위 모두가 NUS 팀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이다. 우리 팀의 전력을 확인하고 대회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는 확실히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별개로 예상했던 것보다는 참가 팀수가 많지 않았다. 총 참가 팀 수가 23팀이었는데, 싱가포르 외부 팀은 10팀 남짓,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 온 팀은 우리 팀과 4일차부터 참여한 Endgame 팀 뿐이었다. (심지어 일본 팀은 아무도 없었다) 아마 캠프 기간동안 추가되는 체류비가 부담되었거나, 캠프가 잘 알려지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뭐 캠프의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시아권에서의 거의 첫 시도였던 만큼 주최측에서 노력한 부분이 잘 보였던 것 같다. 내가 직접 참여하긴 힘들 것 같지만..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마무리
뭐 아무튼 싱가포르에서의 여정은 APAC만을 앞두고 있다. 작년에 좋은 결과를 얻어 WF를 다녀왔지만, 나의 마음가짐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WF 진출권에 들 수 있는 정도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것은 작년이나 올해나 똑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라는 특성상 언제든 이변이 발생할 수 있기에 불안한 것 역시 같다.
다른 점이라면 한 번 쌓인 WF 경험과 진짜 마지막 기회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진출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다는 점, 그리고 서울 리저널에서 실패한 기억으로 인해 불안감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팀도, 다른 팀들도 얼마나 열심히 임해왔는지를 잘 안다. 체감상 작년보다 강한 팀이 더 많아진 느낌이기도 하다.
그냥 모두가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받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디펜딩 챔피언.. 은 아니고 디펜딩 메달리스트로서 자리를 쉽게 내어주고 싶지는 않다. 잘했으면 좋겠다만 그러지 못 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올해도 이렇게 대회 전에 글을 쓴다. 뭐 구구절절한 사연이야 많지만 작년에 충분히 쓴 것 같아서 올해는 담백하게 마치려고 한다.
여기까지 오는 데에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세요. 포스텍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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