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후기/ICPC

The 2024 ICPC Asia Pacific Championship 후기 - (2)

leo020630 2024. 3. 13. 03:14

서론

The 2024 ICPC Asia Pacific Championship 후기의 두 번째 글입니다. 2부에서는 대망의 본 대회,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있었던 일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려 합니다.

 

1부 링크 : https://leo630.tistory.com/211

3부 링크 : https://leo630.tistory.com/213

 

3일차 - 본 대회, 시상식 (3월 2일)

 

 

첫 이틀동안 몸을 혹사시킨 덕에 아주 푹 자고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일어난 김에 옵션에 포함된 호텔 조식을 먹기로 했는데, 꽤나 괜찮았습니다. 조식에 쌀국수가 있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아침을 든든히 먹으면 졸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극도의 긴장 상태 + 잠을 충분히 자둔 덕에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이후 버스를 타고 대회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평소라면 뭔가 떠드느라 바빴을 텐데 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니 다들 조용했던 것 같습니다. 가만히 기다리다가 입장을 시작한다길래 뭐라도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열심히 뛰어서 1등으로 입장했습니다. 입장 후에는 *** DO NOT TOUCH ANYTHING *** 때문에 뭘 하진 못하고 가만히 기다렸습니다. 대회가 조금 연기되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조금 지루하긴 했습니다.

 

본 대회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 편이라 3부에서 따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3부 링크 : https://leo630.tistory.com/213

 

그렇게 본 대회가 끝났습니다. 이후 저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1달 넘게 유지해 온 전쟁 군인 쉐도우복서 마인드를 빼는 것이었습니다. 대회장을 한 바퀴 돌며 일면식이 있던 숭실대, 연세대, 고려대 등 여러 팀과 인사를 나누고, 한국 팀끼리 단체사진을 찍는다길래 얼른 껴서 찍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휴대폰을 미리 찾아와도 된다는 것을 몰라서 자리 사진을 따로 찍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확실히 세계대회다 보니 팀별 자리 구분이 확실한 것이 마음에 들었던 같습니다.

 

 

 

이후 일정은 원래 박물관 관람으로 알고 있었으나,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시상식을 진행하는 호텔 근처의 절을 구경하는 것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저희야 바깥 공기도 쐬고 더 좋았습니다. 호텔로 가는 동안에는 그 당시에 알고 있던 월파 티켓 수 정보 (16팀), 그리고 프리즈된 스코어보드를 기반으로 저희의 진출 확률을 열심히 계산했습니다. 다행히 확률이 꽤 높다는 결론이 나와서 모두 안심했습니다. 다만 수상 여부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동아리 디스코드에 들어가 관전자들이 남긴 코멘트를 열심히 구경했습니다. 3부에서 다루겠지만, 저희의 대회 중 퍼포먼스가 순탄치만은 않았어서 댓글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절에 도착했습니다. (후에 알아보니 쩐꾸옥 사원이라고 합니다.) 뭔가 규모나 역사를 보니 굉장히 큰 유적지 같던데, 그런 것 치고는 관리 상태가 영 아니었습니다. 근데 그러거나 말거나 저희 팀은 그냥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상태였기 때문에 나름 재밌게 산책하다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호텔로 이동하는 길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냥 걸으면 오토바이들이 알아서 비킨다는 베트남식 마인드를 장착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 풍경과는 다르게 시상식장으로 쓰인 호텔은 규모가 꽤 크고 시설도 좋았습니다. 특히 시상식에 베트남의 높은 분들이나 각 리저널 교수님들이 참석하시고 뒤에는 기자들이 깔려있어서 좀 긴장했습니다. 축하공연을 비롯해 여러 분들의 축사가 끝난 후에야 시상식이 시작했는데, 그 때 아주 날벼락같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바로 월파 확정 팀이 invited 포함 12팀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16장 기준으로는 확률이 높았다고야 하지만 확정을 받고 집에 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냥저냥 보려 했던 시상식을 집중해서 봐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스코어보드 오픈은 한국의 여러 대회랑 비슷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아래 팀부터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프리즈가 1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너무 잘 맞추길래 역시 큰 대회에서는 다들 집중력이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심지어는 프리즈 이후 4문제를 맞춘 팀도 있었습니다. 특히나 1문제를 더 맞춰서 저희 위로 올라올 수 있는 팀들은 마지막 제출 시간이 늦은 편에 속했기 때문에 더욱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K가 K-국밥 문제라 외국 팀들이 고전한 듯 보였고, K를 맞은 팀들은 F의 TLE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희 위로 올라오는 팀이 생각보다 적었고, HUST Kite 팀의 B 제출이 틀리는 순간.. 월파와 상을 모두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위 팀들과 페널티 차이가 적긴 했지만 그런 아쉬움을 생각할 겨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대학 기준 10등으로 동상을 수상했습니다. 장탑이었던 서울 리저널과는 다르게 탑도 아니어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상대에서 얼타느라 대부분의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은 좀 아쉽습니다. 이후 저녁 식사 전에는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축하 또한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후 저녁이 호텔 코스 요리 식으로 나왔는데, 진짜 맛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ㅜㅜ

 

 

 

이후 호텔을 빠져나가려는데 첫 날 공항에서 만난 VNU volunteer 분들이 오셔서 사진도 같이 찍고 인스타 맞팔도 했습니다. 사진은 다같이 T1 포즈로 찍었습니다. 이렇게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세계 대회의 큰 이점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PS를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제 어딘가에서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숙소로 가는 과정에서는 여러 곳으로 축하 연락을 돌렸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일이 있으니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허나 기쁜 건 기쁜 것이고, 다음 날 excursion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했기에 쓰러지듯 잠을 청했습니다.

 

4일차 - Halong Bay 관광, 귀국 (3월 2일)

 

 

정말 너무너무 지친 몸을 이끌고 새벽 5시에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마땅히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기에 힘들게 짐을 싸고 로비로 내려가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래도 막상 도착해 보니 뭐 걸어다니는 관광이 아니라 좋은 크루즈를 태워 주길래 기분이 다시 좋아졌습니다. 날씨가 좀 흐려서 경치가 잘 안 보였다는 점만 빼면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날 관광 동안 밥도 잘 챙겨주고, 섬이나 동굴 등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대회 기간 동안엔 돈 쓸 일이 없어서 이때 섬에서랑 공항에서 열심히 썼는데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사진도 열심히 찍었지만 사진만 너무 많아질 것 같아서 생략하겠습니다.

 

크루즈에 같이 탄 한국 팀으로는 숭실대 PS akgwi와 연세대 SCC, Cookie 팀이 있었습니다. 특히 연대 팀들은 플레이오프 전에 서로 팀 연습을 정말 많이 같이 돌렸는데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이야기할 기회가 생겨서 좋았습니다. 관광을 잘 마치고 오니 3일동안 없어져 있던 월파 제물로 바친 줄 알았던 kwoncycle의 지갑을 찾았다는 좋은 소식도 있었습니다.

 

이후 숭실대, 연세대 팀들과 공항까지 같이 이동했습니다. 저희만 출발 시간이 조금 빨라서 인사를 드리고 게이트로 들어갔습니다. 공항에 일찍 도착한 탓에 이륙까지 3시간 정도가 있었는데, 이 때는 다시 평소의 저희 팀으로 돌아와서 동아리와 학교의 미래.. 향후 ICPC 대회 전망.. 뭐 그런 부분을 열심히 떠들었습니다.

 

비행기에서는 다들 정말 피곤한 상태였어서 쓰러져 잤습니다. 허나 불행하게도 한국에 도착한 시간은 월요일 아침 7시였고, 저는 수업을 다 들은 후에야 비로소 숙면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후기

성적에 대한 제 개인적인 감상 같은 것은 3부에서 쓸 것 같고, 그냥 대회 참가자로서의 소감을 좀 말해보자면 정말 좋았습니다. 우선 주최측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세계 대회 참가자"라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정말 빈틈없이 준비한 것이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해외 대회 참가가 처음이었는데 불편한 것 하나 없이 지내다 온 것 같습니다. 대회 준비해주신 주최측과 VNU UET volunteer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번 챔피언십 출전이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성적에 관계 없이 많은 분들이 이를 경험해보셨으면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NewTrend의 휴 시티 우승으로 인해 유난히 한국 팀이 많이 참가했는데, 올해 결과로 서울 지역의 강함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 팀들이 출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포스텍에서도 내년에는 2팀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이번에 좀 독고다이로 다닌 편인데 2팀씩 온 대학들이 부러울 때가 가끔 있었습니다. POSCAT 여러분 공부합시다. ^^

 

남은 생각들은 3부에서 남김없이 풀어보려고 합니다. 3부에서는 많은 분들이 제일 궁금해 하셨을 본 대회 후기, 팀 전략, 그리고 그냥 ICPC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좀 쓸 것 같습니다. 혹시 저희 팀이나 저한테 개인적으로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댓글로 적어 주세요! 3부 작성 시에 반영하겠습니다.

 

3부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