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후기/출제 & 검수

2022 GCC 개최 후기

leo020630 2022. 12. 27. 04:50

대회 링크 : https://www.acmicpc.net/category/712

대회 종료 공지글(에디토리얼) : https://www.acmicpc.net/board/view/106083

 

대회 준비 과정

올해는 꽤 많은 대회 운영에 참여했지만, PPC와 함께 그중에서도 가장 열심히 관여한 두 대회 중 하나이다. 그 이유는 모교라서기도 하지만 출제를 많이 하다 보니 해야 할 일이 많아진 것 같다. 다른 대회들과 달리 제목에 개최 후기라고 적는 이유도 그만큼 운영에 많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GCC는 교내대회인 만큼 여느 교내대회들과 마찬가지로 재학생과 졸업생이 출제를 맡는다. 작년에는 졸업한 지 3년 안쪽인 졸업생들+재학생 2명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작년 출제진 일부에 더해 코드업 1등이신 snowflake 선배님과 설명이 필요 없는 레전드 functionx 선배님을 모셔 왔다. 사실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그렇지만 북과고 역시 재학/졸업생들 중에 PS를 현역으로 하며 출제 기준을 만족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편이다. 올해 모셔 온 선배님들이 내년에도 도와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전통이 되어 앞으로도 PS 하는 후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출제진 구성은 그렇게 완료했고, 8~10월정도에 문제 모으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모아둔 문제들이 좀 있어서 큐에 있던 문제들을 조금 썼다. 다른 분들이 어려운 문제들을 만들어 주셔서 나는 쉬운 문제들을 위주로 추가했다. 대신 Hard로 바꿀 수 있어 보이는 문제들이 꽤 있어서 2 버전을 3문제에 만들어서 냈다.

 

검수진 구성은 작년에 juney가 뚝딱 해준 것과 비슷하게 heeda0528이 해주었다. 검수진 분들이 모두 실력도 좋으시고 열심히 참여해주시는 분들이라 좋았다. 아무래도 고등학교 대회다 보니 후원사가 있더라도 예산 이슈가 조금 있었는데, utilforever님이 배경/뱃지 제작 비용과 특별상 상품을 후원해주셨다.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문제별 후기

나는 개인적으로 대회들에는 대회만의 컨셉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꼭 겉으로 드러나는 컨셉이 아니더라도, 난이도 커브와 목표하는 셋의 지향성 등을 통틀어서 하는 이야기이다. 작년부터 정한 GCC의 지향성은 어려운 알고리즘이 필요하지 않으며 수학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애드혹 문제들이다. 올해 역시 오픈용 문제들을 빼면 이 셋에 맞는 좋은 문제들이 나오게 된 것 같아서 좋다.

 

A. 성장의 비약 선택권 / 출제자 : g3gogogo

 

A번다운 A번 문제이다. 처음 봤을 때는 쉬워 보이지만, 생각을 조금 거쳐야 한다. 테케도 그냥 다 넣으면 되어서 세팅 중 일어난 이슈는 크게 없었다.

 

B1. B2. 알프스 케이블카 / 출제자 : leo020630

 

작년 GCC 큐에 있다 떨어진 문제를 재사용했다. 사실 작년 큐에 있던, 그리고 선제가 확정될 때까지만 해도 현재와 세팅이 약간 달랐다. 현재가 1&2 버전이라면 0.5 버전 느낌으로 그냥 N-1개의 와이어를 다 쓴다고 가정하고 계산만 하는 노잼 문제였다. 그러다 세팅 과정에서 1에서 사용되는 성질과 2에서 사용되는 성질을 모두 발견하였고, 특히 2를 풀기 위해 공부를 꽤 열심히 했다. 그 결과 1&2 모두 나름 교육적인 버전으로 잘 나온 것 같다. 2는 풀고 나서 너무 양산형 문제일까 봐 걱정을 좀 했는데, 어차피 본체가 너무 어려워서 괜찮은 것 같다.

 

C1. C2. 물정수열 / 출제자 : leo020630

 

이 문제는 PPC를 준비할 때쯤에 생각해 큐에 넣어놨던 문제이다. 교육적이고 재밌고 쉬운 문제라 생각해 아껴놓고 있었는데, 그냥 GCC에 아낌없이 썼다. 내가 뭐 큰 대회 출제할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2는 풀고 나서도 이 풀이가 맞나 싶어 세팅을 좀 망설였었다. 다행히 검수진 분들의 노력으로 (특히 jthis님) 세팅이 잘 마무리되어서 나왔다. 검수 과정에서 heeda0528이 이 문제를 풀 차례라길래 생각만 했던 풀이를 짬처리로 줬는데 너무 잘 풀어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원래 제목은 그냥 "중앙값 수열"이었는데, 고등학교 대회이기도 하고 쉬운 문제 지문에서는 스토리텔링이 좀 있어도 될 것 같아 적당히 추가하였다.

 

D1. D2. 그램팬 & 팬램그 / 출제자 : leo020630

 

이번에 출제한 문제중 유일하게 큐에서 안 뽑고 새로 생각한 문제이다. 처음에는 팬그램 버전을 낼까 했었는데, 너무 뻔한 것 같아 적당히 말장난을 해 바꾸었다. 그 과정에서 나온 D2도 나름 재밌다는 것 같다. 이 문제 역시 원래 이름은 그램팬 1, 2였는데 2라고 하기엔 세팅이 너무 달라 말장난을 한 번 더 해 문제 제목을 바꾸었다.

 

E. 성향 성장의 비약 / 출제자 : g3gogogo

 

교육적인 파라메트릭 서치 문제이다. 전형적인 코포 Div.2 C 느낌인데, 백준이나 코포를 많이 안 해봤으면 힘들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세팅 과정에는 중간에 제한 이슈가 몇 번 있어서 이를 수정했다.

 

F. XOR Hashing / 출제자 : heeda0528

 

역시 코포 느낌이 나는 조합 문제이다. heeda0528이 검수를 해달라 해 풀었는데, 그냥 슥 풀었던 것 같다. 쉬운데 생각보다 티어가 높게 찍혀 놀랐다. 

 

G. 원점 /  출제자 : heeda0528

 

재미있는 기하 문제이다. 증명을 안 하고+파라메트릭으로 풀면 적당히 쉬운 것 같다. 나는 파라메트릭으로 풀려다 식정리를 한 번 더 해 O(1)로 풀었다. 세팅 과정에서 실수 오차 이슈가 생겨 A, B 범위를 줄이고 테케형 문제로 바꾸었다.

 

H. 바벨탑 / 출제자 : psb0623

 

좋은 문제이다. 나는 검수 중 쉬운 풀이를 모르겠어서 세그트리를 박았다. 세그트리를 안다는 가정하에 이 풀이가 가장 쉬운 것 같다. 풀 때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솔브드 디코에 글이 올라와 있어서 보니 히스토그램 문제와도 비슷한 것 같다. 그 이후 히스토그램 문제와 이 문제의 적정 티어에 대해 꽤 오래 생각했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일단은 이 문제가 히스토그램보다 확실히 어렵고 이 문제에 G1을 줬으니 히스토그램 티어가 좀 내려가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I. 점프킹 / 출제자 : leo020630

 

PPC 때부터 큐에 있던 그래프 문제이다. PPC에서는 그래프 문제가 많아 출제하지 못했다. 테케를 만들기 힘든 문제라 좀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뚫리는 풀이는 없었다. 여담으로 이 문제 내면서 그림을 열심히 그렸는데, 그 과정에서 PS용 그림을 그려주는 업체가 있다면 꽤 수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문제 낼 때마다 조악한 실력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좀 힘들다..ㅜㅜ

 

J. 진단 0 : 1 / 출제자 : snowflake

 

재밌는 Digit DP 유형의 문제이다. 나는 이런 문제에 굉장히 약한 편인데 다행히 관찰을 빨리 해 비교적 쉽게 풀 수 있었다. 풀고 나서는 쉬운데 내가 못 풀었다고 생각했지만 검수진 기여를 보니 딱히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제목의 뜻이 꽤 궁금했는데 검색을 해 보니 시 제목인 것 같다. 신기하면서도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K1. K2. 소떡소떡 / 출제자 : functionx

 

functionx님이 출제하신 이 셋의 보스로 기획된 문제이다. 보스라곤 하지만 셋 자체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 1은 비교적 쉽다. 실질 보스는 J가 되었기도 하고.. 2는 1을 풀고 나면 사전 지식이 있다는 가정하에 꽤 쉬운 것 같다. 두 문제 모두 교육적으로 훌륭한 문제라서 많이 풀릴 것 같다. 

 

대회 진행

대회의 꽃은 스코어보드 관전이다. 본 대회 때는 어차피 학교가 집에서 멀지 않아 학교에 가 일을 도우며 스코어보드를 구경했다. 졸업한 지 꽤 되어 구성원은 잘 모르지만 1등 팀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오픈콘에서는 moonrabbit2님이 14솔로 1등을, 2등은 무려 120분부터 시작한 jjang36524님이 차지하였다. aeren님과 hyperbolic님은 클래스를 보여주시며 각각 B2, C2 퍼솔을 가져가셨다. 본 대회 스코어보드는 예상과 좀 달랐는데 오픈콘에서는 올솔이 없고 모든 문제에 솔브가 있는 좌셋이 되어 만족스러웠다.

 

후기

몇 번 언급했듯이, 2학기의 최우선 목표는 ICPC 수상이었기에 이걸 이룬 후에는 학교 공부보다도 GCC 준비에 거의 매진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세팅할 문제수가 많았고(7문제), heeda0528과 함께 일을 가장 많이 하는 인원이었기에 꽤 바빴다. 대학 대회에서는 100%는 아니더라도 일을 하면 만족할 만큼의 보수를 받지만, 고등학교 대회에서는 아직 좀 힘든 것 같다. 아직은 애교심과 더불어 heeda0528을 도와주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지만.. 몇 년이나 더 열심히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내 위아래 2년 정도로는 그래도 PS를 잘하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 여러 여건상 쉽지는 않겠지만 북과고에서도 PS를 열심히 해 총대를 매주는 후배가 생겼으면 좋겠다.

 

수고해주신 출제&검수진 분들과 본 대회&오픈콘 참여한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특히 고3인데도 운영, 출제, 검수를 오가며 열심히 준비한 heeda0528과 금전적인 부분을 상당히 해결해주신 후원사 넥슨, utilforever님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