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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1학기 회고

leo020630 2023. 6. 11. 17:10

말도 안 되게 길었던 3학년 1학기가 드디어 끝이 났다. 지난 4달간 블로그에 쓴 글은 단 4개이다. 대회 운영 후기 글이 3개, IM 찍고 신나서 쓴 글이 하나인 것을 생각하면 써야할 글들만 쓰고 만 셈이다. 블로그 포스팅을 소홀히 한 점을 속죄할 겸, 지난 학기에 대한 회고를 간단히 해 보려 한다. 우선 어떻게 지냈는지 간단히 소개한 후, 얻은 것과 잃은 것, 그리고 느낀 점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무엇을 했는가?

우선 본인의 이번 학기 시간표를 먼저 볼 필요가 있다.

위 시간표는 20학점짜리이다. 20학점은 사실 많긴 하지만, 죽을듯이 많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하지만 저 시간표의 무서운 면은 20학점이 20학점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과목 별로 무엇을 하는 과목인지 하나씩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컴퓨터구조 (이하 아키, 4학점) : 컴공과 3학년의 대부분이 듣는 전공필수 과목이다. 2학기의 OS와 함께 포스텍 컴공의 2대장 과목으로 주로 꼽힌다. 4학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일단 로드가 많다. 교수님이 수업에서 굉장히 하드한 범위까지 다루시며, 랩 조별과제로는 베릴로그로 CPU를 직접 구현해야 하는 과제가 나온다. 과목 자체는 교육적인 것 같으나, 시스템 분야 자체에 익숙하지 않아서 좀 힘들었다.

 

데이타베이스시스템 (이하 DB, 4학점) : 원래는 4학년에 듣는 전공선택 과목이다. 이 과목 교수님이 동아리 지도교수님이라 듣게 되었다. 전선 과목이라 X대장으로 꼽히지는 않으나, 3학년 이상 과목 중 아키, OS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4학점인 과목이다. 난이도를 떠나 일단 로드가 많다는 소리이다. 그리고 난이도 역시 쉽지 않다. 수업에서는 DB와 관련된 굉장히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랩 과제로는 DBMS의 일부분을 직접 구현해야 했다. 마지막 랩 과제 설명 PPT가 117장이다. 역시 좋은 과목이고 열심히 한다면 얻어갈 것 또한 많으나, 선수과목인 OS를 듣지 않아 처음엔 조금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

 

과제연구I (1학점) :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려면 반드시 들어야 하는 개인 연구 과목이다. 한 학기동안 개인 연구를 진행한 후 소논문 작성 및 포스터 발표를 하면 된다. 일단 절대 1학점 로드가 아니다. 1학점 로드가 성립하려면 어느 정도 해 둔게 있거나, 날로 먹는 것이 가능한 주제여야 하는데, 나는 두 가지 모두 성립하지 않아서 그럴듯한 결과를 만드는 데에 조금 힘이 들었다. 그래도 끝내니 나름 보람은 있었다.

 

해석학I (3학점) : 수학과 복수전공을 위해 수강한 과목이다. 수학과 과목인 만큼 로드가 막 많지는 않고, 내용도 미적분학을 조금 엄밀하게 다시 하는 느낌이라 엄청 어렵진 않았다.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면 재미있었을 것 같다.

 

영문법 (2학점) : 졸업을 위해 수강해야 하는 영어 과목이다. 크게 할 말은 없다. 교수님이 재밌으시다.

 

음악의이해 (3학점) : 시간표의 오아시스가 되어준 꿀교양이다. 단점은 시간대 정도..

 

일단 시간표만 보더라도 상당히 빡셈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누군가에게 내 시간표를 보여주었을 때에는 항상 위로와 동정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과연 수업만 들었을까? 당연히 그러지 못했다. 우선 대회 4개 운영에 참여했고, 그 중 2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관리하였다. 그리고 PPC 총괄을 맡게 되면서 과 학생회의 학술부장이라는 자리를 받게 되었는데, 나름 학생회 소속이다보니 PPC로 업무를 꽤 뺐음에도 불구하고 할 일이 어느 정도 있었다. 그리고 동아리 세미나 준비, 팀 연습 문제 선정 & 참여, 코포 & 앳코더 등의 일을 했다. 

 

얻은 것과 잃은 것

우선 얻은 것으로는, 아는 사람이 비교적 많아졌다. 우선 동아리에 PS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지난 2년과 비교해서 굉장히 많아진 부분이 마음에 든다. 작년에는 오렌지 3명 밑으로 전력차가 좀 났다면, 올해는 블루 이상의 실력을 가진 분들이 꽤 많아진 것 같다. 리저널 본선에 3팀 이상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활동들이 모두 나름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끝나고 나면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PS를 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에 조금의 영향은 있지 않을까... 아님 말고..

 

당연히 모든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잃었을까? 바로 학점을 잃어버렸다. 사실, 고등학교 때 부터 수업을 듣지 않는 나쁜 습관이 들었다. 그래도 고등학생 때는 공부를 열심히 했고, 대학교 2학년 과목 까지는 아는 내용이 많아 괜찮았는데 3학년이 되니 문제가 생겼다. 물론 할 일이 많아 수업시간에 일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냥 멍을 때린 적도 많았기에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에 들은 과목들은 힘든 만큼 수업의 질이 높고, 커리큘럼 상 중요한 과목들이었는데 공부를 대충 한 것이 나중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돌아올까 걱정이 된다. 그리고 이건 잃은 건 아니고 버린 것에 가깝지만, 솔브닥 스트릭을 365일을 마지막으로 끊었다. 브론즈를 찾아 풀고 있으니 현타가 와서 딱 365일을 채운 후 휴식이 필요해 문제에 제출을 했다. 그 덕에 팀 연습 때를 제외하면 문제를 거의 풀지 않았다. 재활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시간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점심시간을 잃었다. 한 학기 동안 점심을 먹지 못해 정말 어지러웠다.

 

느낀 점과 향후 계획

사실 이전까지는 바쁘다는게 뭔지 잘 몰랐다. 학점을 많이 들은 적도 없었을 뿐더러 강의 내용도 어려운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수업 외의 할 일이 가장 많은 학기에 가장 빡센 시간표로 살게 되었고, 결과는 별로 좋지 않았다. 다음 학기는 일단 18학점을 신청해두긴 했는데, 하나 정도는 드랍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 예정이다. 

 

PS적으로는, ICPC를 함께 나갈 팀원들이 정해졌다. (kwoncycle, petamingks) kwoncycle은 21학번이며, 2022년도 PPC 우승자이다. 작년에 CRYPKlNG이라는 팀명으로 리저널 본선에 진출한 바 있다. petamingks는 22학번이며, 2023년도 PPC 우승자이다. 작년 ICPC에서는 CRYPKlNG 팀과 같은 솔브수를 기록했으나 포스텍 내에서 4팀 중 3등이었기에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두 친구 모두 코포로 치면 2000점 이상의 실력자이지만, 코포 실력에 비해 중급 이상의 알고리즘을 잘 모르거나 바로 구현하는 것을 조금 벅차하는 것 같다. MO 출신이기에 방학동안 열심히 떠먹여만 준다면 실력이 금방 오를 것이라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방학때 PS를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다른 3학년 친구들은 방학때 연구참여다 인턴이다 바쁜데, 나는 연구참여를 지난 방학에 하기도 했고, 인턴엔 사실 큰 관심이 없고, 무엇보다 지난학기에 너무 힘들었기에 그냥 집에서 PS나 하면서 요양하기로 했다. 얼마 전에 월파 진출 팀 발표가 나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티켓은 3장이었다. 지금까지 박은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월파에 한 번은 나가고 싶은데, 여러모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기회가 2~3번 정도 남았으니 최대한 열심히 해 볼 계획이다. 요즘 Div. 1을 치면 2200점 정도에서 유지가 되는 것 같은데, 그 위로 올라가기가 너무 어렵다. 리저널 전까지는 레드를 찍어보고 싶은데,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또, 어느덧 다른 학교의 21학번 분들이 여러 곳에서 중요한 위치를 맡고 계신데 이를 보며 멋있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뭔가 일을 해보곤 싶은데, 대회 2개 운영하면서 힘이 다 빠지기도 했고 아는 사람도 없어서 어려운 것 같다.

 

방학때는 포스트를 더 자주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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