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3학년 여름 방학을 마치며

leo020630 2023. 9. 2. 06:52

길었던 여름 방학이 끝이 났다. 체감상 긴 것이 아니라, 포스텍은 타 대학들보다 1학기 개강이 1주일 빠르고, 반대로 2학기는 1주일 늦게 시작하기 때문에 가히 3달의 여름 방학 기간이 주어진다. 4학년에 졸업을 한다 가정할 때, 3학년 여름방학은 자신의 진로를 확실하게 정하는 시간이 된다. 그래서 보통 취업을 염두에 둔다면 인턴을, 대학원 진학을 생각중이라면 연구참여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 방학에 그냥 PS나 하며 놀기로 했다. 다소 무계획 발언처럼 들리나, 나름의 근거가 있는 선택이었다. 먼저 취업을 하려면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나는 내년에 ICPC를 나가야 해서 (주위에 이 말을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일단 4학년까지는 이를 처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또한, 연구참여를 2학년 겨울방학에 미리 해 두었기에 이에 대한 걱정도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SCPC 상을 타기 위해서라도 PS를 좀 해 두어야 했기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이번 글은 과연 목표 한 대로 방학을 잘 보냈는지 회고하기 위한 글이다. 3달에 이르는 방학 기간을 1달씩 나누어 되돌아보면 다음과 같다.

 

6월 : 육체적/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1학기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커서, 1주일 정도를 온전히 휴식한 후에는 PS를 좀 열심히 했다. 랜디도 열심히 돌리고, 동아리 부원들과 1일 1버츄얼도 꼬박꼬박 참여했다. 6월 말에는 현대모비스 예선이 있었는데, 결과가 만족스러워서 기분이 좋았다.

 

7월 : 코포보다는 백준에서 Challenging한 문제를 푸는 게 도움 될 것이라 판단해 1일 1버츄얼을 중단했다. 규칙이 없어지니 자연스럽게 공부를 대충 하게 됐다. 백준에서 문제를 풀긴 했는데, 대부분은 팀노트 제작+레이팅 상승을 위한 고급 알고리즘 문제이거나 부원들 숙제를 내주기 위한 파밍이었기 때문에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그래도 코포나 팀연습은 꼬박꼬박 참여해 감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다. 7월에는 모비스 본선과 UCPC 예/본선이 있기도 했다. 모비스에서는 극한의 힘 조절 끝에 원하는 상을 탈 수 있었고, UCPC에서는 1인분은 잘 해냈으나 결국 그 이상을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PS 외적으로는 PT를 다니면서 운동을 열심히 했다.

 

8월 : 매년 해 오던 포카전+동아리 알고리즘 세미나 진행을 위해 포항으로 내려왔다. 이 때는 SCPC 대비 + 동아리 세미나를 위해 중급 알고리즘들을 복습했다. 또한, 좋은 기회를 얻어서 정올 계절학교에 조교로 참여하기도 했다. 비대면인게 아쉬웠지만, 반대로 비대면이어서 합류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해서 크게 아쉽지는 않다. 나름 뜻깊은 경험이라 좋았다. 아무튼 조교 일에 더해, 원래 선배들과 나누어 진행하던 세미나를 단독으로 주 3회 진행하려니 너무 바빠 정작 개인 공부를 크게 하지 못했다. 그래도 동아리 부원들 실력이 느는걸 보면 보람찼던 것 같다. 솔직히 세미나 내용이 좀 어려운 편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잘 따라와 주어 고맙다. 또한 8월에는 SCPC 예선이 있었는데, 1/2차 모두 제출 횟수 때문에 큰 위기를 겪고 가까스로 통과했다.

 

방학 동안 2개의 대회가 지나갔고, 이제는 제일 중요한 두 대회인 SCPC와 ICPC만을 남겨두고 있다. ICPC는 올해 초까지는 욕심이 조금 있었으나, 1학기를 지내며 선배들의 빈자리를 크게 체감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타 대학들, 특히 숭실대와 한양대가 정말정말 강하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는 큰 생각이 없어졌다. 상만 타면 감사할 것 같다. 남은 것은 SCPC인데, 유일하게 상을 못 타봤을 뿐더러 보상이 확실한 대회이기 때문에 꼭 수상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다만 올해 SCPC를 치르며 느낀 점은, 나 자신이 SCPC에 좀 약한 스타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복잡도만 맞다면 실행 시간에는 크게 신경을 안 쓰는 점, 본선에는 제한이 없긴 하지만 제출을 많이 하는 편이라는 점 모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문제 스타일도 작년대로라면 유리한 부분은 못 될 것 같다. 일단은 세미나 준비하면서 복습을 열심히 한 덕에, 루비까지 37점 정도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를 채우면서 + 플랜디를 병행하며 공부해보려 한다.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공부를 열심히 해서 + 당일날 운이 잘 따라주어서 수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 

 

2학기는 PS에서도, 다른 쪽에서도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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