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2024년 결산

leo020630 2025. 1. 1. 05:25

서론

또 다시 한 해의 끝이 찾아왔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국내외로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여파인지 저 역시 다사다난한 1년을 보냈습니다. 너무 많은 일이 있었기에 한 글에 정리가 다 될지는 모르겠지만, 간략하게나마 2024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ICPC

먼 훗날의 저는 2024년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꽤 높은 확률로 "월파 나간 년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2023년 초의 저로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던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ICPC는 저에게 있어 2024년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1년 동안 공식 ICPC Contest만 4번을 치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만 제외하면 후기가 잘 작성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 순서대로 간단히만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29 ~ 3/3: 2024 ICPC Asia Pacific Championship (후기1, 후기2, 후기3)

 

Asia Pacific 지역에는 유난히 뒤늦게 도입된, 다른 지역에는 다 있는 Championship 대회입니다. 더 많은 한국 팀이 WF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고마운 대회이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1회 대회라 그런지 정보도 없고 워낙 많은 한국 팀이 진출해서인지 중요성에 대한 체감을 잘 못했는데, 올해 급격히 올라간 진출 난이도와 사람들의 열기를 보면 정말 무섭습니다. 여러모로 시기를 놓치지 않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무려 3개나 되는 후기를 참고해 주세요.

 

 

9/15 ~ 9/20: 2024 ICPC World Finals (후기 작성 예정)

 

 

 

제 2024년을 모조리 강탈해버린 애증의 대회 월드 파이널입니다. 유일하게 아직 후기를 작성하지 못한 대회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WF 진출 이후로는 과몰입 모드에 들어가 petamingks와 함께 수많은 자료조사와 연습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끝난 이후에도 해결하지 못한 증상이라서 한 번 더 진출해 말끔히 끝내고 오려 합니다.

 

하루만 빼면 참 좋았던 기억이지만, 그 하루를 위해 달려왔던 만큼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입니다. 허나 CP에 몸을 담았던 사람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WF는 한번쯤 꼭 가 봐야 한다는 생각은 아직 유효합니다. 미우나 고우나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였기 때문에 최대한 긍정적으로 간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대회를 둘러싼 기간동안 정말 많은 일들과 생각들이 있었지만.. 자세한 것은 후기에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1/22 ~ 11/23: 2024 ICPC Seoul Regional (후기)

 

아직 WF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친 서울 리저널입니다. 월파와는 다른 종류의 충격으로 망가져 있던 정신을 확실히 깨워준 고마운 대회입니다. 마지막 서울 리저널이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여러모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후기를 참고해주세요.

 

 

12/11 ~ 12/13: 2024 ICPC Hanoi Regional (후기)

 

정신이 나간 채 반 송장으로 살던 3명의 목숨을 구해준 고마운 대회입니다. 큰 일이 없다면 베트남에게는 죽을 때까지 좋은 감정만 가지고 살 것 같습니다. 역시 자세한 내용은 후기를 참고해주세요.

 

 

여러 일들 끝에 결국 2023년 결산과의 공통점은 결국 APAC만이 남았고 WF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참 쉽게 한 것 같은데 왜 올해는 이리 힘들어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가 변했어도 결과만은 변하지 않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Problem Solving

 

올해 PS 활동의 대부분은 ICPC를 위한, ICPC에 의한 것이었지만.. 다른 PS 활동도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BOJ

 

- 푼 문제 수: 2639 -> 3438 (799문제)

- solved.ac 레이팅: 2705 -> 2795 (Ruby V, +90)

 

BOJ에서 푼 문제 수는 작년에 비해 100개정도 줄었지만, 올해는 다른 사이트에서 한 팀연습 수도 꽤 되어서 총합으로 따지면 비슷할 것 같습니다. solved.ac 레이팅은 마스터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였는데 미루고 미루다 보니 티어 하나도 올리지 못했네요..

 

 

Online Contest

 

 

 

코포는 계속 쳤지만 레이팅이 변한게 없습니다. 여름에 레드를 갈 수 있는 순간이 분명히 있었는데 이상한 실수로 퍼포를 400점씩 깎아먹는 짓을 몇 번 한 뒤 완전히 망가져버렸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주위에서 레드를 많이 간 해라 배가 참 아픕니다. 이제는 진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억까인지 뭔지 칠 때마다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특히 수학 문제를 1년동안 안 풀었더니 볼 때마다 머리가 너무 아픕니다. ICPC를 준비하면서 CF 레이팅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가 좀 없어졌지만, 이제는 그냥 좀 가고 싶기 때문에 내년에는 꼭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앳코더는 거의 안 쳤고, 아레나는 없어졌고, 코드셰프는 작년 회고를 보다 존재를 깨달았습니다. 내년에도 할 지는 잘 모르겠는 사이트들입니다. 팀으로는 Universal Cup을 많이 쳤는데, 머리가 진짜 아프긴 하지만 WF 레벨의 팀이라면 돌아봐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세상에 고수들이 정말 많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Major Individual Competitions

 

모비스는 제한에 걸려서 나가지 못했고, 여름에 찾아온 원인 불명의 슬럼프로 인해 생전 해 본 적 없던 예선 탈락을 SCPC와 LGCPC 모두에서 해버렸습니다. 덕분에 평온?한 여름을 보냈습니다. SCPC 수상 기회가 아직 남기도 해서 내년에는 절치부심해 참가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는 처음으로 해커컵을 쳐서 드디어 티셔츠를 받았습니다. 라운드 3까지 진출하지 못한 것은 좀 아쉽습니다.

 

 

Major Team Competitions

 

ICPC를 제외하면 팀으로 출전한 대회는 2개로, UCPC와 KAIST Mock Competition입니다. 두 대회 모두에서 적당히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친목의 기회도 적당히 있었기 때문에 좋았던 것 같습니다.

 

- UCPC 예선 후기, UCPC 본선 후기, KAIST Mock Competition 후기

 

 

대회 운영

 

올해 역시 매년 있는 WWE UDPC와 PPC의 Coordinator를 맡아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바빠서 별도의 운영 후기를 쓰질 못했는데, 여유가 되면 작성해보겠습니다. 별개로 UDPC나 PPC나 운영진의 고령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반면에 유입이 없어 언제까지 퀄리티가 유지될지 모르겠습니다. PPC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 해도, UDPC는 운영진 이전에 참가자 확보부터 어려워서 고민이 많습니다. 세 학교 다 괜찮은 학교니까 제발 지원해주세요..

 

올해는 외부 대회 검수를 조금 줄이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GIST 알고리즘 마스터즈를 제외하면 SUAPC, 코드마스터 (사실 거의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연세대 / DIGST 교내 대회 정도로 원래 관여하던 대회들 정도에만 힘을 보탰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시간이 조금 여유로울 예정이라 다른 대회들에도 관여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물론 UDPC나 PPC부터 해치우는 것이 1순위지만요..

 

 

포스텍이 꾸?준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동아리에서 PS를 하는 사람 자체도 늘어나면서 저희도 발이 조금이나마 넓어졌습니다. 원래 대회장 가면 저희끼리만 있다가 왔는데, 올해에는 그러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희 학교나 팀 조금 모자란 팀원 친구들 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봐 주시고, 팀연습이나 공부 도와주신 여러 커뮤니티의 분들께 다시금 감사를 표합니다.

 

그 외 (학교 생활)

 

올해는 PS를 제외하면 한 게 정말 없습니다. 고학년에 바쁘다는 핑계로 동아리에도 관여를 거의 하지 못했고, 컴공 수업을 거의 듣지 않아서 학과에서 뭔가 하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겨울 / 여름 방학에는 기억에 남는 활동이 하나씩 있기 때문에 적어보겠습니다.

 

1월: CES (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참관

 

 

 

PS와는 전혀 관련없는 이야기지만 1월에는 CES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3학년들에게 경비를 지원해주며, 학교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좋은 복지 중 하나입니다. 제가 비즈니스적인 무언가에 관심이 있었다면 정말 좋은 기회였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저를 포함한 일행들이 별로 그런 편이 아니라 그냥 관광만 재밌게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오랜만의 출국이라 좀 들떴는데 이 뒤로도 비행기를 4번이나 더 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7월: POSCAT 해외 MT (일본 오사카)

 

난장판

 

 

7월에는 학교 알고리즘 동아리 POSCAT에서 사람을 모아 일본 오사카로 MT 비슷한 무언가를 다녀왔습니다. 월파 진출 기념이기도 하고, 한일 PS러 교류회이기도 하고, 동아리에서 이런 행사가 코로나 이후로 없었던지라 간 것도 있고.. 아무튼 갈 명분은 많았기에 사람들을 모아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여기서는 제가 한 것은 없고, 일본어와 일본 PS 환경에 능통하신 Hyperbolic 선배가 대부분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해주셨습니다. 심지어 후기마저도. (후기1, 후기2) 덕분에 너무 편하고 재밌게 잘 다녀왔습니다. 이때 고생하신 덕분에 소원이신 IGM도 달성하실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필 일정이 UCPC 예선과 겹친 바람에 좀 틀어진 것과 날씨가 별로였다는 점만 빼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이 두가지 외에 특기할 점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학교 공부는 이미 학점을 대부분 채운 상황이라 거의 던지다시피 했는데, 특히 2학기에 킨텍스 사태를 겪고 나서는 더 심해져서 큰일날 뻔 했지만.. 다행히 어떻게 잘 끝내긴 한 것 같아 다행입니다.

 

 

마무리 및 새해 목표

 

한국에서는 이런 표현을 잘 쓰지 않는 것 같지만, 저는 ICPC 판에서 뛰는 모든 분들이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WF 진출과 그로 인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런 생각은 더 확고해졌습니다. ICPC에 과몰입을 하며 선수로서, 팀으로서 해야 하는 일은 충분히 알게 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대회가 끝나고야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문제를 너무 못 푼다는 사실입니다. 더 나은 팀이 되기 위한 훈련을 끊임없이 거쳤음에도 그 과정에서 저의 문제 해결력이 성장했냐고 물으면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아스타나에서도, 킨텍스에서도 결국에는 그냥 제가 문제를 풀지 못해서 팀이 무너졌습니다. 제가 문제를 잘 풀어야 팀의 성적이 더 좋아진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남은 시간 동안은 스스로의 힘을 기르는 데 집중할 예정입니다.

 

만약 오는 2025 APA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월드 파이널에 진출하게 되면, 제 선수 생활은 2025 ICPC World Finals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립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곳에 가장 힘을 쓸 수 있을 때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전까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이루는 것으로 목표를 세웠습니다:

  • Codeforces Grandmaster (2400)
  • solved.ac Master (3000)
  • World Finals 진출

작년에 세운 목표와 똑같습니다. 위의 두 개는 적어두고도 1년이나 이루지 못했지만, 제가 열심히 한다면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하나는 작년에 이뤘지만 올해에도 반드시 해내야 하는 목표입니다. 2024년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내세워 언더독으로 이뤄낸 성과라면, 올해에는 그냥 문제를 더 잘 푸는 강팀의 입장으로 WF에 진출하고 싶습니다.

 

1학기는 휴학하는 것이 확정인 상태라, 2025 APAC가 끝나면 우선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WF 진출 여부와 관계 없이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는데:

 

1. 2학기에 복학 및 졸업 후 대학원 진학

2. 입대

 

결국 이 두 가지를 두고 끝까지 결정하지 못해서 휴학까지 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선 급한 불부터 치우고 천천히 생각해볼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좋은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조언해주세요 ㅜㅜ)

 

휴학으로 인해 빈 시간들은 제 PS 인생 버킷리스트에서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해 보는 데에 쓰게 될 것 같습니다.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일들이지만 우선 열심히 해 보려고 합니다.

 

그 중 하나는 블로그 (및 소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인데, WF 준비 과정에서 ICPC에 대해 알고 느끼게 된 점이 많아서 칼럼 형식으로 글을 써 보려 합니다. 어떤 내용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쓰다 보니 또 해를 넘기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예정에도 없던 2025년 첫 일출을 볼 수도 있겠네요 ㅎㅎ 이 글 보시는 모든 분들, 그리고 2024년에 제 블로그에 방문해주신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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